튀르키예의 대 리비아 교역 현황과 전망
Page Info
Content
튀르키예의 대 리비아 교역 현황과 전망
최윤종(지중해지역원, 부산외대 글로벌지역·언어학과 석사과정)
리비아는 튀르키예에서 짧은 해상 거리,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연결된 육로, 유럽과 인접한 위치 등으로 튀르키예의 아프리카 진출에 있어 핵심 국가로 부상하였다. 더불어 양국 사이의 갈등도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리비아의 아랍의 봄과 내전 이후 완화되었다. 부드러워진 분위기에 힘입은 양국은 2019년 11월 동지중해의 배타적 경제수역 협정, 군사협정으로 서로에게 중요한 정치·외교·군사적 파트너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튀르키예의 *신 오스만주의, 신흥 투자국 유치 및 정치적 동맹의 필요성과 리비아의 군사적 지원 필요성에 기인한다.
*신 오스만주의 : 튀르키예 공화국은 건국 이후 세속주의의 강력한 영향 아래 친 서구적인 정책이 대외정책의 기조였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의개발당의 집권 이후, 과거 오스만 제국이 지배했던 지역의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강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전략인 신 오스만주의를 대외정책의 기조로 삼고 있다.
튀르키예와 리비아는 위 협정 이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이러한 관계는 양국 간 교역에서도 드러난다. 2021년 튀르키예-리비아 비즈니스 협의회 회장은 튀르키예와 리비아 간의 협정 이후 지난 2년 동안 대외 무역량이 43%가 증가했고, 양국의 관계는 국가 안보와 대외 상황뿐 아니라 경제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협정 이후, 양국의 교역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점점 확대되어 갔다. 튀르키예의 대 리비아 교역량은 2021년 기준, 수출 약 27.7억 달러(한화 약 3조 6,200억), 수입 8.2억 달러(한화 약 1조 720억)로 총합 35.9억 달러(한화 약 4조 6920억)였다. 이는 양국의 교역량이 협정 이전인 2018년의 교역량(총합 19.5억 달러(한화 약 2조 5500억)) 대비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어냈다.
튀르키예의 대 리비아 주요 수출 품목은 주로 광물류(금, 진주), 공산품(플라스틱류, 가구류, 기계류, 전자장비류)이 대부분이다. 수출 대비 수입 품목은 비교적 단순한데, 석유 등 천연자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광물(철, 강철, 구리, 알루미늄)이 주를 이루고 있다.
협정 이후 튀르키예는 단순한 교역 규모의 확대를 넘어 기술, 교육, 보건 등 여러 분야에서 투자 및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건설 부문이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 튀르키예-리비아 비즈니스 위원회는 튀르키예는 리비아의 건설 부문에서 수행한 프로젝트 규모가 약 280억 달러(한화 약 36조)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튀르키예의 여러 회사가 리비아의 새로운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튀르키예가 리비아와의 관계 발전을 통해 단기적인 교역 확장보다는 무역 파트너 및 전략적인 무역 거점 구축과 같은 장기적인 목표에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튀르키예는 리비아와 정치·외교·군사적 우호관계에 힘입어 경제적인 발전을 목표로 한다. 그 일환으로, 튀르키예는 리비아의 자국과 인접한 거리, 유럽 및 아프리카 대륙과 인접한 위치, 풍부한 자원 매장량, 설비된 교통 인프라의 활용성 등의 강점을 토대로 향후 아프리카 대륙의 중간 무역지로의 가능성을 보고 장기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향후 튀르키예는 자원에 대한 수입 의존도 감소, 아프리카 대륙으로의 진출 및 영향력 확장 등을 목표로 리비아와 체결한 기존 협약에서 경제 분야의 상호 발전을 위한 추가적인 협약과 공공, 민간 부문의 적극적인 투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양국의 파트너십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 또한 존재한다.
튀르키예의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위기, 이집트와의 관계 회복 등 국제관계의 변화, 지진으로 인한 피해, 5월 대선 이후 대외정책 유지의 불확실성 등이 리비아에 대한 투자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리비아는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내전 상황, 난민 문제, 지나치게 자원 의존적인 경제 구조의 단순화 등을 문제로 볼 수 있다. 특히 리비아의 내전 상황은 리비아뿐만 아니라 튀르키예, 이탈리아, 카타르,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프랑스 등 여러 국가가 얽혀 있어 해결되지 않고 혼란만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