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할랄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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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지중해지역원 조회 2,154 조회 날짜 23-01-26 15:31내용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할랄산업
김지수(지중해지역원, 부산외대 글로벌지역학과 박사과정)
아프리카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이하 남아공)은 인구의 86%가 기독교인으로 이루어진 국가이다. 현재 국교가 지정되어있진 않으나, 높은 인구비율과 국가 차원의 인종차별정책 (아파르트헤이드) 시기(1948년~1994년)을 거치며 쌓인 ‘백인 기독교 국가’ 이미지가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남아공의 할랄산업이 각광받은 것은 2012년 남아공의 할랄 인증기관 SANHA가 시중에 유통되는 음식제품의 60%가 할랄 인증제품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부터 이다. 같은 해 무슬림 인구는 전체 인구의 1.6%에 불과하지만 높은 비율의 할랄 인증제품은 남아공 무슬림 인구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물음을 던진다.
남아공의 정육점 (출처 : https://halalfocus.net/south-africa-halal-butchers-not-transparent/)
남아공의 할랄산업은 다양한 이유로 다양한 장소에서 이주해온 무슬림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않기 위해 붙들었던 종교행위에서 출발한다. 남아공에 최초로 이슬람이 유입된 것은 15세기 네덜란드 식민지배 당시로 알려져 있다. 초기 무슬림들은 대부분 동남아시아에서 온 노예나 정치 망명자로, ‘Cape Malay’ 라고 불리었다. 이후 아파르트헤이드 시기동안 인도인 무슬림(주로 사업가, 혹은 노동자 신분이었다)들이 이주해오며 문화적으로는 다양성을 더하고 경제적으로는 중산층을 이루었다. 특히 인도계 무슬림들이 형성한 무슬림 단체들은 현대 남아공 할랄인증기관의 전신으로 각 기관의 종교적 거름이 되었고, 당시 형성된 중산층은 지역별 GDP에서 확인할 수 있듯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브라질이 2019년 oic 국가 상대 최대 육류 수출국이었던 점 등에서 볼 수 있듯 오늘날 비이슬람 국가에서 할랄 산업에 투자하는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남아공의 경우 (2022년 기준) 대표수출품이 기계, 광물, 화학물 등 할랄인증대상 품목이 아니고, 북아프리카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간의 교통망이 원활하지 못한점에 착안하여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할랄 물류(Halal logistics)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더반(Durban)등 항만도시를 중심으로 한 남아공의 이러한 전략은 2018년 LPI(Logistics Performance Index : 글로벌 물류경쟁력 지표) 분석에서 당해년도 1위 국가인 독일, 그리고 할랄산업 분야 전반에서 선구적인 말레이시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성과를 냈다.
남아공 Western Cape 주정부에서 계획중인 Zutari 프로젝트의 일부 : 할랄 산업단지 가상 조성도
(출처 : https://www.zutari.com/project/halal-industrial-park/)
남아공의 할랄산업이 한층 더 도약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 또한 명확하다. 오늘날 남아공의 핵심 할랄인증기관은 대부분 NGO로, 중앙기관이 부재한 상황이다. 특히 인증기관의 설립이 무슬림 단체의 정치적·종교적 의견차이에 기인한 것을 생각하면 중앙기관의 부재는 통일된 인증제도 설립의 어려움,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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