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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S Culture _ 스페인의 최근 경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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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지중해지역원 조회 266 조회 날짜 19-05-3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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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최근 경제 이야기 


한국외대 최윤국


최근 세계 경제지와 국내 경제지에서 가장 많이 다루고 있는 이슈 중 하나가 스페인 경제 위기 문제다. 스페인 하면 플라멩코, 투우, 정열의 집시, 뜨거운 태양, 관광의 나라, 올리브와 포도주, 기타 음악의 나라, 축구 등의 문화 아이콘이 라틴 민족성과 오버랩 되면서 한번 쯤 느림의 미학 속에 열정에 흠뻑 빠지는 여행을 가고 싶은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편 스페인 사람들은 급여보다도 사랑하는 가족과 또는 연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마음이 더 앞서는 국민이다. 이렇듯 전혀 경제하고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았던 나라가 이제는 국민 스스로가 피부로 위기를 느끼고 있으며, 가족 또는 연인과 더 가까이 있고 싶어 지방 발령을 꺼려하던 스페인 사람들이 이제는 피폐해져 가는 삶의 무게를 인정하고 새 길을 찾고 있다.

 

필자가 스페인에서 공부할 당시 1986년 스페인은 EC(EU 전신)에 가입하게 되었는데, 이 가입은 당시 스페인으로서는 수 십 년 간 유럽의 일원이 되고자 갈망했던 순간이 현실화되는 순간이었다. 당시 필자의 짧은 소견으로는 꼭 EC에 가입하는 것이 좋을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다. 이는 느긋하고 인생을 즐기고 물질문명을 멀리하면서 살던 스페인 사람들이기에 어떤 빠듯한 조직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기인한 것이었다. 그러나 스페인 역사에서 19세기 초 나폴레옹은 피레네 산맥을 넘으면 더 이상 유럽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스페인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스페인은 EC가 요구한 민주화 수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 결과 유럽의 일원이 되는데 성공했다.


이제 모든 문제의 시작과 끝은 유럽연합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더불어 유로라는 단일 화폐를 사용하는 유로존으로의 가입은 스페인으로 하여금 외적 요인에 대해 독자적 판단과 결정을 제한하게 된다.

201212월 현재 스페인이 겪고 있는 난제는 금융위기, 국가위기, 지방정부 위기 등으로 이는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 높은 실업률, 재정적자 및 낮은 경제성장률 등과 맞물려 극히 어려운 시점에 놓여 있다.

 

한편 스페인의 라틴민족성은 이러한 총체적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레알 마드리드 또는 바르셀로나 축구 경기 결과에 一喜一悲하고 있다. 국채금리는 불과 몇 달 전인 7월에 국가 경제위기 마지노선인 7%를 넘어 7.59%를 달성한 것에 비하면 12월 들어 5.20%로 크게 개선되고 있다. 스페인의 경제규모가 즉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비해 유럽 4위에 해당하는 만큼 EU의 발 빠른 금융지원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실업률은 스페인이 지난 수십 년간 해결하지 못한 난제 중의 난제다. 무려 25%에 달하는 실업률도 문제지만, 청년 실업률은 무려 50%에 도달하고 있다. 오죽하면 대학 졸업생들이 자조적으로 실업 학사라고 말할까. GDP 대비 재정적자는 2008년 이래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성장률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꿈쩍도 않던 스페인 국민들도 이제는 삶의 모든 면을 절약하고 있다. 라틴족 특유의 느림과 여유의 미학을 잊어버릴 정도로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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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지표로 읽어 본 스페인 경제 현실>


그렇다면 정열의 플라멩코와 투우라는 문화아이콘으로 대표되는 스페인에서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유럽연합(EU)에 가입하기 전 또 그보다 프랑코 치하에서는 넉넉하지는 않지만 좋은 이웃, 밤의 넉넉함, 정다운 사회였는데, 왜 스페인이 유럽의 골치덩이가 되고 말았을까?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경제를 중심으로 이해해 보고자 한다.


스페인은 1975년 약 30년 간 지속된 프랑코 시대가 막을 내린 후 민주화의 길로 들어선다. 특히 30년 간 억눌려 왔던 민족을 바탕으로 카탈루냐와 바스크를 중심으로 지방분권화가 민주화 과정에서 두드러지게 된다. 자치정부들은 이 과정에서 더 많은 파이(권한)를 중앙정부에 요구하게 되며, 중앙정부는 헌법 조항인 하나의 스페인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기능을 지방에 이양하게 된다.

 

유럽연합 가입 후 스페인은 국가효자산업인 관광업이 크게 부흥하게 되었으며 보다 많은 유럽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부동산 부문 역시 크게 성장하였다. 스페인에서 관광산업은 GDP4%, 총고용의 11.3%를 점유하는 전략산업이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지방 토호세력이 지배적인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EC 가입 이후 오랜 기간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에다 40년 장기 모기지론 운용에 기인하였으며, 이들 양대 산업부문은 오랜 기간 최대 호황을 누리게 되었다. 저금리 대출에다 EU 가입으로 인한 구조기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건설업 부문은 더욱 활성화되면서 지자체의 각종 인프라 사업에 투입되었으며, 이로써 관광과 부동산 부문은 최고의 호황을 구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인 산업 생산성 제고와는 관계없는 시장 부문에 투입되면서 성장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들어가게 되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부동산 거품을 일시에 제거하면서 스페인 경제 펀더멘탈의 취약함을 나타냈다. 모기지대출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저축은행의 부실화는 곧 금융위기로 확산되었다. 저축은행들의 자산규모는 전체 금융권의 40%이지만, 모기지대출 비중은 65%에 달하고 있어 심각성이 부각되었으며, 아울러 저축은행들은 자치정부와의 연결고리로 인해 적합한 자구책을 준비할 수 없었다.

금융기관의 부실화는 바로 정부부채로 이전되면서 위기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어 국가 차원의 위기로 귀결되었다. 아울러 2대 성장동력이었던 부동산 시장과 관광업의 위축, 전통적 수출산업인 의류 및 섬유 부문의 경쟁력 약화, 무역수지 적자, 경상수지 적자, 금융위기로 인한 구제금융과 이에 따른 국가 신용도 하락,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증가로 인해 재정적자 역시 급증하는 등 스페인 경제는 총체적 난국을 보이게 된다.

 

결국 스페인은 자구책의 한계로 인해 2012691,000억 유로(146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EU에 신청하는데 이르게 되었다. 이로써 스페인은 IMF의 긴축재정 권고안까지 수용하게 되었다. 내부적으로 세수 증대, 공무원 급여 삭감 및 인원 감축, 연금 인상 취소 등 복지부문의 재정을 긴축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은행발 위기는 구제금융으로 해결될 수 있겠으나, 지방부채 확대와 중앙정부에의 의존도 심화는 국가의 큰 짐으로 발전될 수 있다. 지방재정 부실화는 사회보장제도, 무상의료, 교육 등의 사회공공서비스 분야의 지출 유지와 각 자치정부 기반 지방공기업의 공항, 철도 등 SOC 사업 확충에 따른 부채 증가 등에 기인하고 있다.

 

스페인 헌법에 기초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 이양 과정에서 스페인 중앙정부는 단일 스페인을 유지하기 위해 세원의 상당부분을 양도세 및 상속세 등은 100%, 소득세는 50%, 부가가치세는 50% - 지방정부에 이양하고 있다. 이러한 세원의 비중 확대는 그동안 끊임없이 중앙정부를 압박해 온 지방정부의 승리하고 할 수 있다. 즉 중앙-지방정부간의 스페인 고유의 구조적 문제에 따른 중앙정부의 통제력 미약함으로 지방정부의 채무는 중앙정부를 압박하고 있어 지방재정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되어 있다. 2012년 들어서만 발렌시아, 무르시아, 카스티야 라 만차, 아스투리아스, 발레아레스, 안달루시아 및 카탈루냐 등이 구제금융을 신청 또는 신청이 임박해 있다


이와 같이 지방정부의 재정 부실화가 도미노 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카탈루냐는 이 기회에 중앙-지방재정 관계의 불합리성을 근거로 2014년 예정되어 있던 선거를 앞당겨 카탈루냐 분리 독립을 묻는 조기선거를 1125일 시행하였다. 선거 결과는 카탈루냐의 전통집권당인 통합당(CiU)이 승리했으나 과반수 달성에는 실패하면서 절반의 승리를 확보하였다. 다른 지역당을 합하면 과반수를 상회하기는 하나 지역 정당 간 분리 독립 과정의 정책에서 상이점이 있어 연정 구성에는 다소 어려움을 따를 것이다. 중앙정부는 헌법재판소와 더불어 분리될 수 없는 스페인이라는 헌법 조항이 훼손된 데에 대해 불쾌감을 비추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중앙정부의 권한이 시험대에 또 다시 올랐다. 카탈루냐 지역은 스페인 GDP18%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구도 전체인구의 약 16%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 자치정부다. 카탈루냐 사람들은 예전부터 우리가 버는 돈으로 남부 안달루시아 사람들은 춤추고, 삶을 즐기기만 한다고 불평해 왔다. 카탈루냐로서는 2014년 다시 분리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하나 분리 독립보다는 역사적으로 해 왔던 것처럼 중앙정부로부터 더 많은 세원 확보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의 정신적 철학자인 오르테가 이 가셋(Ortega y Gaset)척추없는 스페인(España invertebrada)’에서 스페인에서는 지도자의 역량 부족으로 경제·사회적 위기가 야기되는 데 이 때 자치정부의 분리 독립이 이슈화될 수 있다면서 하나의 스페인을 선도할 수 있는 지도자의 리더십을 중요하다고 보았다.

 

스페인은 지금 삶을 경제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과거의 스페인 사람들의 라틴 정체성은 확실히 변하고 있다. 지방에 대한 긍지를 느끼고 있으나 점차 피폐해져가는 고향의 모습에 인식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방의 흔들림은 곧 고향을 떠나 일을 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아픔이다. 이들에겐 국가보다 지방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방은 오랜 역사적 논쟁을 거쳐 자율은 상당 부문 확보를 하였으나 책임이라는 관점에서는 소홀히 해 왔다. 이제 그 책임을 스스로가 가져가야 할 것이다. 스페인의 미래는 곧 스페인인들의 것이기 때문에 지금 스페인은 스페인과 스페인 인의 정체성을 돌아다 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돈키호테와 같은 무모한 도전은 그쳐야 한다. 스페인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유럽연합이라는 대가족의 일원이기에, 또 가계의 규모가 크므로 더 많은 책임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망각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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