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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S Culture _ 사도 무함마드의 밤의 여정(Isra & Mir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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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지중해지역원 조회 2,047 조회 날짜 23-01-0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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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사도 무함마드의 밤의 여정(Isra & Miraj)



부산외국어대학교 아랍학과 김수정



아브라함 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은 중동의 다른 도시처럼 수 많은 신화를 담고 있는 곳이다. 예루살렘은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유대인에게 약속한 땅, 모세가 이집트의 유대인을 이끌고 출애굽 한 목적지, 예수가 십자가 처형을 당한 곳, 이슬람의 초기 끼블라(Qibla, 기도 방향)이자 무함마드가 하늘로 승천(昇天)한 곳, 십자군 전쟁의 전장(戰場) 등 3대 종교의 공동의 성지인 만큼 각 종교의 흔적과 신화들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공간이다. 

이처럼 예루살렘은 종교적, 역사적 사실과 함께 수 많은 신화들이 공존하기 때문에 더욱 신비한 도시로 보이는 것 같다.

오늘 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밤의 여정(Isra & Miraj, night journey)’이란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이슬람의 사도인 무함마드의 승천과 관련된 신화다. 이 이야기는 사도 무함마드의 언행록인 하디스(Hadith)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고, 꾸란 제17장의 이름이 ‘이스라장’으로 명명되어 있을 만큼, 이슬람에서는 중요한 에피소드다.

아랍어 어휘로서 ‘Isra’는 ‘밤의 여행’, ‘Miraj’는 ‘사다리’를 의미한다. 이슬람교에서 이 표현은 사도 무함마드가 천사 가브리엘의 인도를 받아 부라끄(Buraq, 아랍어로 ‘번개’)를 타고 메카에서 예루살렘을 거쳐 천상을 여행한 하룻 밤의 여정을 의미한다. 

이스라와 미라즈의 시기는 다른 자료들을 검토해 볼 때 히즈라(CE 622년)가 있기 직전으로 무함마드가 그의 생애에서 가장 곤경에 처해있던 시기인 CE 621년 7월(Rajab) 27일로 추정된다. (2023년 이스라와 미즈라 기념일은 2023.02.18.일이다이슬람의 기원 원년은 CE 622년임으로 이스라와 미라즈는 이슬람 시대가 개막되기 직전의 사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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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부라끄> 


그 당시 자신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아내 카디자(Khadija bint Khuwaylid, CE 556~619)와 정신적 멘토였던 삼촌 아부 따립(Abu Talib, CE 535~619)이 같은 해에 모두 연이어 사망했고, 알라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그의 사명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었으며 그의 목숨도 담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런 위기의 순간에 기적처럼 무함마드에게 다가온 위기 돌파구가 이스라와 미라즈였다. 

꾸란과 하디스의 기록에 따르면 무함마드가 메카의 하람사원에서 잠자고 있을 때 천사 가브리엘이 그에게 다가와서 그를 부라끄(al Buraq)에 태웠다. 부라끄는 노새보다는 크고, 당나귀보다 작으며 머리는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고, 독수리의 날개와 공작의 꼬리를 가진 천상의 동물이다. 부라끄는 처음에는 무함마드를 태우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나 천사 가브리엘이 부라끄를 달래며 "무함마드는 너의 등 위에 처음으로 타는 알라의 종이다. 네가 거부하는 것은 큰 실례다."라고 말하자 순순히 무함마드를 태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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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무함마드 승천>


부라끄는 무함마드를  하룻밤 사이에 메카의 하람사원에서 예루살렘으로 데려갔고(이스라), 성전산(Temple Mount)에 도착한 무함마드는 그곳에서 다른 선지자들과 함께 예배를 드린 후 하늘로 승천하게 된다(미라즈). 무함마드가 승천한 그 지점은 이를 기념하여 후대에 알아크사(Al-Aqsa)사원이 건축되었다. 결국 예루살렘 알아크사사원과 그 주변 지역이 이슬람의 세 번째 성지가 된 것은 이스라와 미라즈와 관련이 있다 할 수 있다.

무함마드가 승천하여 도착한 천국은 7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그를 맞이한 이는 인류의 조상인 아담이었다.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이동하면서 예수, 요셉, 에녹, 아론, 모세와 아브라함을 만나고 최종적으로 알라를 만나게 된다. 

알라는 무함마드를 독대했을 때 그가 지상에서 해야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일러 주었고, 하루 50번의 예배를 요구했지만, 현실적으로 하루 50번의 예배는 어렵다고 판단한 무함마드는 모세의 조언을 받아 하루 5번의 예배로 허락받았다고 한다. 

이후 지상으로 복귀한 무함마드는 알라가 그와 함께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고 알라의 사도로서 그의 역할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게 되었다는 것이 이스라와 미라즈의 전체 내용이다. 

하룻밤의 꿈같은 이 이야기는 무함마드의 사도로서의 생애에 결정적인 전기가 된다. 무함마드가 25세에 카디자와 결혼하여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다 40세에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알라의 메시지를 받게 되지만, 초기에는 그도 알라의 부름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상황이었고,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라의 사도로서의 본인의 역할과 책임을 확신하게 된다. 

아내 카디자를 시작으로 아부 바크르, 알리 등 주변 사람들에게 이슬람을 전하고 점차 세력을 확장해 나가자. 당시의 기성 세력이었던 꾸라이쉬 부족의 지도층들은 이런 무함마드가 못마땅했다. 꾸라이쉬 부족은 크고 작은 간섭과 방해 및 위협을 하며 무함마드에게 경고를 했지만, 무함마드가 이를 무시하자 그를 살해하려는 시도도 서슴치 않았다. 게다가 일부 무함마드의 추종자들은 대열을 이탈하고 배신하는 등 무함마드가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였을 때 이스라와 미라즈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이후에 무함마드는 본인의 사명에 확고한 사명감을 느끼며 용기를 얻었고 이후 이슬람을 알리는 사도로서의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이슬람에서는 꾸란의 계시를 첫 번째 기적, 이스라와 미라즈를 두 번째 기적으로 칭하는 이유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알라가 무함마드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그가 사도로서의 역할을 무사히 수행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이야기는 사도 무함마드뿐만 아니라 일반 무슬림들에게도 종교적 희망과 기적의 사례로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쿠웨이트, 이란,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 튀르키예 등에서는 이스라와 미라즈를 종교 축일로 지정하여 전등과 촛불로 도시를 밝히는 등 이 행사를 축하한다. 

이 이야기는 이슬람의 신화이지만, 후대 서구 작품들의 작품에도 영감을 준듯하다. 특히 이탈리아 작가 단테(Dante Alighieri, 1265~1321)의 신곡(La Divina Commedia)의 플롯은 미라즈에 등장하는 천국의 층위와 동일한 구조를 갖고 있어 그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다. 

각 종교의 창시자들은 수 많은 역경을 이겨낸 입지전적인 인물이고, 고난을 헤쳐가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무함마드 역시 비슷한 여정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가장 어려운 순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그 찰나에 알라의 도움의 손길이 닿고 이를 계기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꿋꿋하게 수행한 모습들은 현대인들에게도 많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생각이든다.

종교는 인간과 인류의 구원을 목표로 함에도 불구하고, 인류 주요 종교의 성지이자, 집합소인 예루살렘은 공정함보다는 편협함이, 너그러움보다는 옹졸함이, 이해보다는 아집이 가득 찬 인간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전시장이 되어 가고 있다.

최근에 이스라엘에 극우 정당이 들어서는 모습들을 보면서 예루살렘의 암울한 안개가 더욱 짙어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이런 위기와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제2의 이스라와 미라즈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그림 1 부라끄: https://factsanddetails.com/world/cat55/sub358/item1449.html

그림  무함마드 승천 : https://en.wikipedia.org/wiki/Isra%27_and_Mi%27r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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