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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S City _ 문화 혼종의 나라 튀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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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지중해지역원 조회 6,243 조회 날짜 20-07-0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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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문화 혼종의 나라 튀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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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훈(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mooswon@bufs.ac.kr) 




지역전문가가 아닌 저자의 관점에서 북아프리카의 튀니지는 그저 많은 그리고 그리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의 국가 중 하나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튀니지에 도착하면서부터 이 글을 쓰고있는 지금까지 튀니지는 저자에게 특별하고 이국적이며 향기롭고 친절한 나라라는 감정으로 메모리에 입력되어있다. 올해 2월 초 튀니지 방문시점은 전 세계로 코로나의 확산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이었고 특히 북아프리카 지역은 코로나에 있어 청정지역이었다

저자를 포함한 지중해지역원 연구진은 몇 가지 임무를 가지고 올 겨울 튀니지를 방문하였다. 이번 튀니지 방문의 주 목적은 마누바대학교 인문대학장과의 면담을 통한 부산외국어대학교 마누바대학 간 학생 및 인력교류, 현지 아랍어 전문 교육기관(부르기바 스쿨) 방문을 통한 아랍어 교육 환경 조사 및 부산외대 아랍어전공 학생 교류 논의, 튀니지 국립도서관장 면담 및 한국도서기증 논의, 문화와 종교가 혼종된 현지 지역의 연구 자료 수집, 주 튀니지 대한민국 대사 방문 및 대사관과의 면담을 통한 한국 유학생의 유학환경 조사, 튀니지 한인 회장과의 만남 등이었다. 본 글에서는 튀니지 방문 시 저자의 기억에 남았던 주요 장면들과 향수를 회상하며 연구소 차원의 일정과 저자 개인적인 느낌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 주 튀니지 대한민국 대사관 

 

당시 조구래주 튀니지 대한민국 대사님은 먼 타지에서 약 20시간에 걸쳐 도착한 우리 연구진들을 반갑게 맞아주셨다. 이 면담에서 튀니지에 거주하는 한인 및 한국 유학생의 유학환경과 교육환경(대부분 아랍어 교육을 위해 유학)에 대해서 매우 의미있는 면담을 진행하였다. 특히 대사관 차원에서 마누바 대학과의 인력교류 및 부르기바 어학 스쿨과 한국의 아랍어 전공 학생 간 인력 교류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 것을 확인하였고 추후 적절한 상황에서 실천적 진행이 추진된다면 이 과정에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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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튀니지 대한민국 대사와의 면담]


튀니지 국립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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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국립도서관]

튀니지 국립도서관 방문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번 튀니지 국립도서관장과의 면담은 즉흥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 만남의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사실 연구진들과 국립도서관을 방문한 목적은 연구자료 수집을 위함이었다. 페니키아인 계열의 고대도시인 카르타고를 품고 있는 튀니지는 지중해지역의 문명 교류를 연구하는데 지역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튀니지의 수도인 튀니스에 위치한 국립도서관은 지중해 역사와 관련된 프랑스, 아랍어 원어자료를 풍부하게 소장하고 있기에 연구자료 수집 차 방문한 것이다.

연구 자료 수집을 위해 계단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가다 매우 생소한 공간을 마주했는데, 튀니지 국립도서관 내부의 한국자료실이라는 이름의 공간이었다. 우리 모두 놀랐고 의아했으며 흥미로웠다. ‘한국자료실은 한글로 된 도서만 따로 관리하며 운영하는 이른바 특별 섹션같은 느낌이었고 대부분의 도서들을 기증받아 운영하는 것으로 보였다. 우리는 먼저 전 세계 많은 나라 중에 왜 특별히 한국자료실만 별도로 운영하고 관리하는지 의문이 들었고 이런 의문은 문득 머나먼 타지의 국립도서관에 우리의 즉, 한국에서 출판되는 양질의 한글 도서를 기증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이어 곧바로 도서관 전체를 담당하는 매니저를 통해 우리의 의사를 전달했고 이는 곧 도서관 총책임자와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하나 또렷이 기억나는 장면이 있는데,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도서관 총책임자의 집무실로 가는 건물 내부의 구조가 마치 미로처럼 복잡했다는 것이다. 확실히 어색하고 이색적인 느낌이었다. 북아프리카 국가들의 특징일까? 아니면 튀니지만의 특징일까? 혹시 이슬람 국가들의 공통적인 모습일까? 직책이 높은 사람은 아무나 만날 수 없다는 의미일까? 많은 궁금증을 가진 채 안내받은 총책임자의 집무실에도 역시 품질 좋은 한글 책을 몇 권 소장 중이었다. 짧은 인사 후 곧바로 도서기증과 관련된 면담이 진행되었고 결과적으로 지중해지역원에서 발간되는 논문, 도서 및 지중해지역원에서 소장 중인 한글 도서를 지속적으로 기증하기로 협의하였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뒤 지역원은 주 대한민국 튀니지 대사관과의 접촉을 통해 도서를 전달할 준비를 완료했으나 코로나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국가 간 비행이 단절되는 시점과 맞물려 결과적으로 기증 될 도서 전달이 보류 중인 상태이다. 지역원은 향후 코로나 사태가 안정화되고 국가 간 비행이 재개되면 계획대로 한글 도서를 지속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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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국립도서관 내에 별도로 운영 중인 한국자료실] 

고독한 섬, 제르바


  인구의 99%가 이슬람교인 튀니지에서 저자는 또 한 번 새로운 경험을 한다. 튀니지의 수도인 튀니스에서 양 날개에 프로펠러가 달린 비행기를 타고 약 한 시간 정도 남쪽으로 날아가면 지중해의 아름다운 제르바 섬으로 갈 수 있다. 제르바 섬의 대부분은 올리브나무가 차지하고 있다. 제르바 섬의 매력은 지역연구자가 아니면 알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저자는 다행히도 북아프리카 지역연구자와 동행한 터라 제르바 섬이 단순히 아름다운 섬이 아닌 여러 종교와 문화가 혼종된 복합적이고도 흥미로운 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르바 섬은 튀니지에서 가장 큰 섬이자 지중해에서 15번째로 큰 섬인데, 대부분이 황무지이거나 올리브 밭이기 때문에 차가 없으면 지점 간 이동이 매우 어렵다. 우리는 택시기사와 흥정을 통해 약 반나절을 함께 이동하였는데(이 과정에서 택시기사분과 식사도 함께하였다)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지역연구자 동료와 동행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고 지점마다 택시를 잡아서 이동하는 것보다 비용이나 이동성 측면에서 훨씬 합리적인 결정이었다. 특히 장시간 현지인과 이동하면서 현지인에게 직접 그 지역의 생활, 문화, 종교 등 제르바인 으로서의 삶의 방식을 생생히 들을 수 있었는데 현지인과 직접 부딪히며 그들에게 공감하고 그들처럼 생각하는 것, 이것이 진짜 현지 조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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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펠러가 달린 비행기에서 착륙하면서 본 제르바 섬] 

반나절 계약 택시를 타고 제르바 섬에서 꽤 유명한 민속박물관 (MUSEE du PATRIMOINE) 방문 후 숙소로 가는 길에 매우 특이한 형태의 모스크를 발견했다. 진부한 표현이긴 하나 이 표현을 쓰고 싶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동료는 택시에서 내려 모스크 가까이 갔고, 마침 기도를 마친 신도들이 몰려나오고 있었다. 우리는 잠시 모스크를 살펴보다 기도를 마치고 담소를 나누고 있는 신도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들의 대화에 참여했다. 참고로 동료 연구자는 불어전공 연구자이다. 꽤나 긴 시간을 대화했던 것 같다. 

현지 택시기사, 현지 종교인, 현지 경찰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 동료 역시 제르바 섬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흥미로운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튀니지는 인구의 99%가 이슬람교도인데 이곳, 제르바 섬에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해당지역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이나 이 지역에 원래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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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형태의 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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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무슬림들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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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경찰들과의 대화] 


관련하여 제르바후드(Djerbahood)’는 제르바 섬을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이다. 에리아드(Erriadh)는 제르바 섬의 작은 마을이다. 이곳에 전 세계 30개국의 벽화 예술가 150명이 모여 벽화에 그림을 그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는데 이 프로젝트를 일컬어 제르바후드라고 칭한다. 많은 국가들 가운데, 그 중 북아프리카에서도 튀니지, 튀니지에서도 제르바 섬을 대상으로 이러한 아름다운 예술 프로젝트가 진행된 이유는 무엇일까?


천 년간 제르바 섬을 터전으로 살아온 제르바 인들은 지중해 역사의 패권을 장악했던 대부분의 문명권(로마, 이슬람, 비잔틴, 오스만 트루크 등)에 의해 지배를 받아왔으며 이 과정에서 겪었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제르바 섬에 위치하고 있는 유대인의 종교 시설에 큰 테러가 발생했다는 점이 알려주듯이 아직까지 제르바 섬은 종교적으로나 문화적으로 100% 평화로운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배를 당하면서 유입된 종교들이 현재까지 존재하고 있고 상이한 종교인들이 복합적으로 섞여 큰 갈등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지역 사람들의 생명력과 문화적 뿌리, 그리고 상생하고자 하는 열망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알 수 있다. 현재 제르바 섬에는 아랍계 튀니지인들이 아닌 베르베르계 민족이 주를 이루는데 이들은 아랍어와 베르베르어, 불어, 제르바어를 혼용해서 사용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꿈의 섬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진행 된 제르바후드프로젝트를 제르바 섬으로 가져오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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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바후드 프로젝트의 벽화들] 


아래 그림은 유대인 가구인데 물고기와 파티마의 손 표식이 있는 가구가 유대인 가구라고 한다. 이러한 사실 또한 동료와 현지인들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 점이다. 다음 그림은 베르베르와 관련된 벽화이다. 우리가 묶었던 숙소 역시 전통 베르베르 형태의 집이었는데 냉기와 습기가 동시에 느껴지는, 저자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약간 불편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숙소 중 한 곳이었다. 제르바 섬에는 많지는 않지만 기독교와 천주교시설 역시 존재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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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거주지 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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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식민지에서 공예품 숍을 운영하던 프랑스인들과 베르베르 벽화를 배경으로]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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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누바 대학교 전경] 


전형적인 지중해권 날씨를 자랑하는 튀니지는 세계적인 품질의 올리브와 올리브오일을 생산한다. 마누바대학교 인문대학장 및 여러 연구진들과 아랍어 및 한국학 교육과정 및 인력교류에 대해 미팅을 가진 후 대학 학생식당에서 이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들에게는 일상적인 올리브오일 이었겠지만 나와 동료들에게는 감탄의 연속이었던 올리브오일 이었단 것이다. 특히나 올리브 오일을 좋아하는 우리 동료는 학생식당 종업원 분께 몇 번을 더 달라고 부탁했다.

마누바대학 일정을 마친 그날 저녁 비행기로 우리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전 지구적으로 확산된 코로나 사태가 끝날 것 같지 않은 이 시점에서 불과 몇 개월 전의 이국적이고 향기로웠던 경험이 왠지 당분간, 아니 꽤나 긴 시간동안은 마지막 경험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반갑지 않은 느낌이 들어 씁쓸한 감정으로 글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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