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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S Focus _ 제64회 칸 영화제, 아티스트에서 전쟁선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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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지중해지역원 조회 48 조회 날짜 19-05-2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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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회 칸 영화제, 아티스트에서 전쟁선포까지 

64th Festival de cannes, from <The Artist> to <La guerre rst de clarde> 



이 수 원 _ 영화평론가/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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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11일에서 22일까지 10여 일 간 전 세계 영화계의 관심은 단 한곳으로 쏟아졌다. 바로 프랑스 지중해도시 칸에서 매년 이맘때면 개최되는 칸 국제영화제가 그 초점. 칸 영화제는 2차 대전 직후인 1946년에 프랑스정부가 자국 영화 붐을 조성하려는 취지로 탄생한 이래 올해로 64회를 맞이한 명실 공히 세계 최고의 영화축제다. 베를린, 베니스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손꼽힌다지만, 칸이 단연 독보적인 규모와 수준을 자랑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다. 올해 칸은 작년에 비해 월등히 높아진 작품 수준으로 언론과 영화계의 호응을 얻어냈다. 특히 큰 상들이 걸려있는 메인 섹션인 공식장편경쟁에 소개된 20편의 영화는 영화의 '진수성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맛깔스런 작품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난니 모레티(<하베무스 파팜>), 다르덴 형제(<자전거를 탄 소년>, 심사위원대상), 아키 카우리스마키(<르 아브르>), 페드로 알모도바르, 파올로 소렌티노, 누리 빌게 제일란(<옛날 옛적 아나톨리아에서>, 심사위원대상), 라스 폰 트리에(<멜랑콜리아>, 여우주연상) 등 유럽 거장들의 신작이 쭉 펼쳐진 동시에 미셸 아자나비시우스, 니콜러스 윈딩 리픈(<드라이브>, 감독상) 등 신예들의 첫 번째 장편도 간간이 소개된 잘 짜여진 프로그램이었다. 그중 프랑스영화 <폴리스>(마이웬)와 <아티스트>(미셸 아자나비시우스)는 각각 심사위원상, 남우주연상(장 뒤자르댕)을 수상함으로써 개최국 프랑스의 자존심을 살려줬다. 심사위원장이 미국의 명배우 로버트 드니로였기 때문일까, 1등상인 황금종려상의 영예는 테렌스 맬릭의 <생명의 나무>(미국)에게로 돌아갔다.

<아티스트>는 프랑스 신예감독이 무성영화에 바치는 유쾌한 오마주로, 뒤늦게 경쟁부문에 합류했지만 핀란드 거장 아키카우리스마키의 <르 아브르>와 함께 칸의 시네필들에게 가장 큰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한 작품이다. 1927-31년, 영화계에 사운드가 도입되면서 초기 영화사를 장식한 무성영화가 막을 내리게 된 시기를 배경으로 할리우드 무성시대의 인기배우 조지 발렌타인이 겪는 위기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야말로 진짜 그 시절 그 영화처럼 흑백으로 찍었으며 대사는 거의 없다. 이 영화는 프랑스 자본으로 만들어진 프랑스영화인 데다 두 주연배우(장 뒤자르댕, 베레니스 베조) 또한 프랑스인이지만, 유명한 미국배우들이 조연으로 출연했고 이야기도 미국 고전 할리우드 스튜디오를 주된 공간으로 삼고 있다. 무성영화에 등장하던 중간자막도 영어로 표현되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프랑스영화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마치 한 편의 옛날 할리우드 흑백무성영화를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나 세트, 의상, 음악이 그 당시를 천연덕스럽게 살려내는 묘기를 발휘한다. 뒤늦게 입소문을 탄 이 영화의 경우, 사전 정보 없이 겨우 볼 수 있었던 지라분장이나 스타일이 할리우드 고전 배우의 판박이인 두 배우가 프랑스 출신인지 꿈에도 몰랐을 정도다. 아니나 다를까, 장 뒤자르댕(조지 발렌타인 역)의 탁월한 연기는 결국 배우에게는 가장 영예로운 남우주연상으로 보답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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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에서‘고전 할리우드’는 시네필들에게 일종의 꿈, 환상, 전설, 마법으로 다가온다. 스타시스템, 스튜디오시스템 등이 바로 이와 더불어 생겨났고 현대영화를 지배하 는‘장르’또한 고전 할리우드의 소산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골수 시네필이라면 국적을 막론하고 누구나‘고전 할리우드’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미셸 아자나비시우스는 <아티스트>를 통해 자신의 그런 마음과 칭송을 전면적으로 보여주었다. <아티스트>는 무성에서 유성으로 전환되는 대전환기를 직접적으로 다루면서도 시네필로서 감독이 고전 할리우드에바치는 오마주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재미를 제공한다. 형식적으로는, 영화전문지인‘스크린 인터내셔널’에서 언급했듯이, 무성기의 대가들인 무르나우, 채플린, 보르자즈 등의 영향을 받았고, 일부 장면은 즉시 특정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가장 뚜렷한 예는 아마도 <사랑은 비를 타고>와 <시민 케인>의 인용일 것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무성에서 유성으로 넘어가는 시기 특정배우들의 몰락과 당시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상황 등을 소재로 삼았다는 데서 <아티스트>에게 전반적인 틀을 제공한 것과 마찬가지인 작품이다. 한편 <시민 케인>과 오슨 웰즈에 대한 오마주는 보다 섬세하다. 웰즈는 <시민 케인>에서 세월이 지남에 따라 케인과 아내의 멀어져만 가는 사이를 어떤 대사도 없이, 두 인물을 아주 긴 식탁의 양 끝에 배치시킴으로써 표현한 바 있다. 아자나비시우스 또한 주인공과 아내 사이의 거리감을 똑같은 방식으로 연출했다. 이 프랑스 신예 감독은 유명한 고전 명작의, 또 그중에서도 탁월한 부부의 식사 장면을 그대로 인용함으로써 고전 할리우드의 대가이자 세계영화사의 빛나는 명감독에 대한 오마주를 바치고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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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에서 주목할 만한 행사 중 하나로 비평가주간 50주년 기념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빼놓을 수 없다. ‘비평가주간’은 칸 영화제의 또 다른 공식부문으로 영화평론가들에 의해 영화 선정이 이루어지며 보통 신인감독을 발굴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부문을 통해 세계적인 감독으로 발돋움한 예를 들어보자면, 필립 가렐, 우스만 셈벤, 아르노 데플레솅, 켄 로치, 왕가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등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다. 비평가주간은 50돌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를 조직하고 해외 게스트들을 맞이했는데, 이 부문의 장편경쟁 심사위원장이 이창동 감독이었고 단편경쟁 심사위원으로 허문영 시네마테크 부산 원장이 위촉되었다. 단편경쟁 심사위원장은 폴란드의 거장 감독인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였다. 이 부문 대상은 미국영화 <테이크 셸터>가 가져갔고, 장편경쟁 출품작인 아르헨티나의 <아카시아>는‘황금카메라상’을 수상했다. ‘황금카메라상’ 은 칸 영화제의 전 섹션을 통틀어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신인감독에게는 가장 영예로운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작년 멕시코에 이어 올해는 아르헨티나가 수상하면서 중남미영화의 약진을 입증해주었다. 올해 칸에는 유달리 프랑스영화가 많았다. 공식경쟁은 물론이고 감독주간도 자국영화의 수를 현저히 높인 것 같았다. 비평가주간 또한 예외는 아
니어서 개/폐막작 자리를 모두 프랑스 신인감독에게 내줌으로써 자국영화의 역동성을 과시했다. 특히 개막작 <전쟁선포>는 떠오르는 젊은 여성감독이자 배우인 발레리 동젤리의 잠재력을 재확인시켜준 작품이다. <사과의 궁전>에 이어 그녀의 단짝 배우인 제레미 엘카임과 다시 손잡고 만든 영화로 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젊은 커플이 만나 결혼한 후 신혼의 즐거움이 가시기도 전에 아들의 뇌에 악성종양이 꽈리를 틀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후 영화는 이들 커플의 아들을 살리기 위한 지난한 마라톤을 그리되 전반적인 분위기는 결코 어둡거나 비극적인 진지함으로 일관하지 않는다. 곳곳에 가미되는 유머와 리듬감/절도 있는 편집, 내레이션의 주체 변화 등 최대한 영화가 가라앉지 않도록 가벼움과 생기를 부여하는 방식들이 작용한다. 젊은 감독의 영화여서일까? 어쨌거나 어두운 소재를활기차게 표현해냄으로써 종국에는 희망으로 감싸안게 되는 형식은 발레리 동젤리의 연출력을 입증해주었다.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감독이 아닐 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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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64회를 맞이한 칸 영화제는 공식 경쟁부문을 포함한 모든 섹션에서 높은 수준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세계 제1의 영화제로서의 위용을 과시했다. 중남미영화의 수작들, 벨기에의 약진과 더불어, 무엇보다도 자국 프랑스영화계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이 감지되었다. 세계 영화계의 흐름을 가장 폭넓게 보여주는 칸의 수작들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관객들에게 소개될 것이다.
 


사진 : 부산영화제 제공 (이수원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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