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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S Focus _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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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지중해지역원 조회 1,917 조회 날짜 23-12-2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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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S Focus _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향방 


김은비(국방대학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80여 일간 지속 중이다. 양측 통산 2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6만이 넘는 사람이 다쳤다.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으로 가자 주민 대부분이 이재민이 된 상황에서 가자지구 남부에 대한 집중 공격은 더 많은 사상자의 발생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가자 메트로라고 불리는 가자지구 내 지하 터널 작전의 어려움이 예상되었음에도 이스라엘군은 큰 피해 없이 성공적인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전쟁을 이끌고 있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비난은 날로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 내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는 데다가 병원에 대해 폭격을 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이스라엘군이 이스라엘 인질 세 명을 오인 사살한 사건까지 일어난 것이다. 전통적인 친이스라엘 국가인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처에서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종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기구의 주요 인사, 주요 정치인들의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적 발언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하마스를 끝까지 처단하겠다는 네타냐후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향방은 어디로 갈 것인가?



1.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이스라엘의 지상전은 매우 강력했다. 10월 7일 최초 기습을 당한 이스라엘은 수일 만에 예비군을 동원하고 지상작전 돌입을 선포하였다. 대규모 공습을 동반하여 약 20일 만에 시작된 지상전은 성공적이었다. 이스라엘은 지상전 개시 약 3주 만에 가자지구의 중심도시 가자시티의 서쪽을 비롯해 가자지구 북부의 통제권을 손에 넣었으며 하마스의 의사당, 경찰본부 등 통치를 위한 주요 시설의 장악에도 성공하였다. 병력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컸던 지하 터널 내 작전도 체계적이었다. 이스라엘군은 AI 탑재 정찰용 로봇과 소형 트럭 로봇, 특수 공병대 및 군견을 투입하였고 터널의 입구를 막는 스펀지 폭탄을 활용하며 이스라엘군 병력 손실을 최소화하였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지상전 과정에서 알 시파 병원, 구급차, 학교 등 전쟁 중 보호 의무가 있는 가자지구 내 목표를 공습하였다. 하마스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 이를 비난하자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들 시설을 군사적으로 활용하였다고 항변하였다. 그러나 보호 상태 상실 증명의 책임은 공격한 측에 있는 데다가 해외 언론인들의 취재가 제한되고 있어 진실을 판단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이미 국제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필요성과 비례성’의 원칙을 넘어서는 보복을 하고 있기에 그 비난의 강도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는 전쟁 초기 하마스가 자행한 비인간적, 몰상식적 행위를 규탄하면서도,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에 대한 강한 비판을 계속하고 있다. 하마스와는 구분되는 ‘정상’, ‘민주주의’ 국가인 이스라엘에 더 엄격한 잣대를 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지하터널에 대한 수공(水攻)을 계획 중이다. 지중해의 바닷물을 호스로 끌어와 터널을 물에 잠기게 하겠다는 것이다. 2015년 이집트가 라파 국경 인근에서 이미 사용한 바 있는 방법이다. 군사적 관점에서 터널 침수 작전은 이스라엘군의 인명 손실을 막으면서 지하터널에 설치되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폭탄, 부비트랩 등을 무력화시키고 터널 내의 잔존 인원을 지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영리한 방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지하터널에는 인질들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수공을 통해 그들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는 큰 문제점이 있다. 또한 이 방법은 가자지구 내 토지와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그렇지 않아도 식수가 부족하고 농사가 잘되지 않는 지역에 장기적 큰 손해를 입히는 것이다. 가자지구의 지반이 약화될 것도 문제이다. 지하의 침수가 지상의 건축물에 어떠한 영향을 얼마나 줄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쟁 후 복구 문제와 더불어 대규모의 인도주의적 참사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침수 작전이 실제로 실행되었는지에 대해 명확한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하마스는 그들의 터널이 침수 공격에도 안전하도록 설계되었다고 공언해 놓은 상황이다. 실질적인 군사적 효능, 피해 정도와 무관하게 이스라엘의 침수 작전은 법적 문제와 더불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비판을 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매슈 밀러 미국무부 대변인은 침수 작전에 대해 "어떤 전술이든 국제 인도주의 법률에 부합해야 하며, 민간인 보호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계획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쟁 비용이 늘어나고 이스라엘 국내외에서의 비판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네타냐후가 어떤 작전을, 얼마나 더 오래 수행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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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2. UN의 역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더불어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UN의 무력화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전쟁의 당사자이고,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는 이스라엘의 최대 지원국이 주요 상임이사국인 미국이다. 이로 인해 UN은 그 설립 취지대로 전쟁을 막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각종 결의문 채택이나 국제사회에 대한 메시지 발신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현재 UN은 총회 및 안보리에서 결의한 내용의 불이행에 대해 어떤 강제 수단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와 같은 UN의 구호 시설에서 사망자가 나오고 UN 요원까지 희생되고 있음에도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은 그간 ‘UN 결의와 국제법을 무시한 채’ 서안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을 설치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정책을 시행하였다. 이에 대한 UN 차원의 제재는 없었다. 이번 전쟁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은 지난 11월 15일 UN 안보리에서 가까스로 채택한 가자 지구 내 교전 중단 촉구 결의안에 대해 결의안 내용이 “현실성 없는 내용”이라며 결의안 이행을 거부하였다. 이에 대한 UN의 실질적인 조치는 없었다. 12월 초에는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이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 급증을 우려해 안보리에 주의를 환기할 수 있는 유엔 헌장 99조를 발동하자, 이스라엘은 구테흐스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크게 반발하기도 하였다. 하마스가 UNRWA의 시설을 테러 시설로 사용한다며 UNRWA의 내년 예산안에 반대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내 인도주의 업무를 맡아온 린 헤이스팅스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구 인도주의 조정관의 비자를 취소하고 팔레스타인에서 떠나도록 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2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유엔총회에서 통과된 이래, 수일 내로 양측이 전투를 중단하고 인도주의 물품 지원을 늘리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안보리 결의안의 투표가 예정되어 있다. UN의 ‘결의’가 더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치가 요구된다. 


3. 전쟁의 종결과 이후 가자지구 통치 문제


지난 11월 24일부터 일시 휴전이 이루어졌다. 특히 휴전기간 동안 8구의 주검을 포함해 113명의 인질이 풀려나고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지원이 이루어지면서 휴전의 연장과 전쟁의 종결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추가 휴전 연장 없이 일주일 만에 전쟁이 재개되었다. 약 129명의 인질이 남아있는 데다가 가자지구의 피해가 커지면서 추가 휴전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는 바, 카타르, 이집트 등 중재자의 노력으로 휴전을 위한 협의가 산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구체적인 인질 석방 방식의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이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인질 3명에 대한 오인 사살로 휴전에 대한 압박이 더욱 강한 상황임에도 "하마스 제거, 인질 석방, 가자지구의 위협 종식 등 우리가 스스로 설정한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항복이나 죽음 두 가지뿐"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마스는 최초 기습에서 보여주었던 호기로움과 달리 이후 이렇다 할 군사적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예상과 달리 지하터널에 부비트랩 설치 등을 통해 이스라엘의 피해를 강요하고 있지도 않은 상황이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지상이 쑥대밭이 되고 터널 내 주요 지점이 점령되면서 군사적으로는 더이상 저항을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하마스는 여전히 저항의 의지를 보이며 휴전이나 종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양측의 강경한 대응은 전후 가자지구의 통치 문제를 염두에 둔 계산으로 판단된다. 하마스 내부에서도 PLO에 포함되어 팔레스타인 국가를 수립하자는 하마스 정치국의 입장과, 서안지구의 PA를 포함하여 전후 팔레스타인에 대한 통치를 지속하겠다는 가자지구 하마스의 입장이 다른 상황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직접 통치하겠다는 입장에서는 한발 물러섰으나 가자지구 내 하마스는 존재 자체도 인정할 수 없으며 완전 제거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PA가 전후 하마스를 단속하고 가자지구를 관리하길 원하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의견과도 상치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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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뉴시스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나, 전쟁이 끝나더라도 가자지구의 처리 문제는 물론, 전쟁 중 국제법 준수, UN의 무력화 등 전쟁으로 인해 드러난 몇몇 문제들은 한동안 많은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들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생명’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생명도, 이스라엘인들의 생명도 모두 존중되어야 한다. 이 땅에 평화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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