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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지중해지역원 조회 167 조회 날짜 20-12-3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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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대 지중해 전략 Mavi Vatan(푸른조국): 터키-그리스 간 동지중해 분쟁을 중심으로



오종진_한국외대





I. 동지중해 분쟁의 배경 및 타임라인


동지중해 해역은 오랫동안 터키와 그리스 간 영토분쟁이 지속된 지역이다. 그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체결된 1920년 세브레스 조약이 문제의 시초였다. [그림 1]과 같이, 세브레스 조약에 따라 패전국인 오스만 제국의 영토는 여러 세력들에 의해 분할되었고, 그 과정에서 그리스는 터키 서부 지역인 스미르나 영토(오늘날 이즈미르지역)와 ‘에게해’ 섬들의 대부분을 그리스에게 빼앗기게 되었다. 이후 1923년 로잔 조약에 따라 현재 터키 본토는 모두 수복하였으나, 에게해의 섬들에 대한 권리는 여전히 그리스가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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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세브레스 조약에 따른 오스만 제국의 분할]



따라서 과거의 역사적인 적대감은 차치하고라도, 터키와 그리스 간 경제적 측면에서의 갈등도 잠재되어 있다. 이는 [그림 2]와 같이, 그리스가 최동남단의 섬(Kastellorizo)을 기준으로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설정함으로써 터키의 EEZ를 현격하게 제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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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동지중해 해양 경계선(출처: Geopolitical Futures)] 


하지만 이러한 EEZ와 관련된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2019년 이후이다. 이전까지는 터키가 자국의 본토와 연결된 대륙붕들이 터키의 EEZ에 포함된다고 주장했긴 했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2019년 11월 터키는 리비아 정부와 EEZ 경계를 확정하는 수역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본격적인 분쟁의 서막을 알렸고, 그리스가 2020년 8월 6일 이집트와 EEZ 경계를 확정하면서 양측의 EEZ 경계가 겹치게 되며 분쟁이 본격화되었다. 그리스는 터키와 리비아 사이에 크레타 섬이 존재하며, 이로 인해 터키가 리비아와 체결한 협정은 효력이 소멸했다고 주장하였다[그림 3].1) (각주 1)Tevfik Kadan, “Doğu Akdeniz’de paradigma değiştiren yıl”, Aydinlik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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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동지중해 해양경계선 분쟁 (출처: Aydinlik)] 


그러자 터키는 2020년 8월 11일 안탈리야 남부 해역과 키프로스 섬 서쪽 해역에 지질 조사선을 파견하여 석유 및 천연가스 탐사에 나서겠다고 발표하며 맞불을 놓았다. 터키는 키프로스가 프랑스의 TOTAL, 이탈리아의 ENI 등의 다국적 에너지 기업들과 연안 개발에 착수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인근 대륙붕 자원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며 시추선을 투입한 것이었다. 참고로 이 해역 일대에는 18억 배럴 규모의 석유와 3조 4,546억 입방 미터 규모의 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그리스와 키프로스는 강력히 반발하며 터키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였고, 프랑스 및 이탈리아는 그리스 및 키프로스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였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터키 외교부는 그리스 Kastellorizo 섬의 경우 그리스 본토에서 580km 떨어져 있는데(터키 본토에서는 2km 거리), 이렇게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섬에 기반하여 최대한(maximalist)의 EEZ를 주장하는 것은 국제법과 국제 관행에 맞지 않는다고 발표하였다. 특히 이 문제로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과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거친 설전을 주고받게 되었고, 터키와 그리스 간의 대치는 강대강 구도로 확전되었다. 터키는 8.25일부터 북키프로스와 연합하여 동지중해 지역에서 해군 훈련을 실시하였고, 그러자 그리스, 사이프러스, 프랑스, 이탈리아도 이에 대한 대응으로 8월 26~28일 간 동지중해에서 합동 해군 훈련을 실시하면서 터키를 압박하였다. 

8월 28일, 유럽연합까지 나서서 그리스를 지지한다고 발표하였고,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담당 고위대표는 동지중해 긴장 완화에 진전이 없다면 터키에 새로운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하지만 터키 정부는 지난 11월 30일 지질 조사선 중 1척(오루츠 레이스 호)만 철수하였을 뿐 아직까지 터키 남해안(야우즈 호)과 키프로스 남쪽(바르바로스 하이레틴 파샤 호) 해상에서 여전히 탐사 작업을 진행하면서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자 유럽연합은 12월 9일, 동지중해 천연가스 시추와 관련된 터키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다만 대화를 촉구하면서 구체적인 보복 조치를 내년 3월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결정하겠다는 여지를 남긴 상태이다.




II. 터키의 지정학적 계산과 동지중해 정책: Mavi Vatan(푸른 조국)



최근까지, 현 터키 정부의 지정학적 비전은 ‘신 오스만주의’로 불려왔다. 터키는 오스만 제국의 역사적 영광, 그리고 이에 더해 이슬람적 정통성을 근거로 중동, 북아프리카, 그리고 중앙아시아 전역의 주요 거점이 되어야 한다는 비전을 품고 있었다. 특히 이러한 비전은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의 주요 기조가 되었으며, 터키는 급격한 경제 성장을 거치면서 이러한 꿈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갔었다고 평가받고 있었다. 특히 현 정부의 집권 초기에는 정의개발당의 외교정책 브레인이며 외교부장관이었던 아흐멧 다웃오울루의 “평화적인 주변국 외교”(Zero Problem with the neighbors)와 안정적인 민주적 정권을 기반으로 중동은 물론 많은 주변국들로 부터 이슬람국가들의 모델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바 있다.

그러나 국제-정치적이나 경제적으로 잘 나가던 현 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 성장은 요동치기 시작했고, 아랍의 봄 이전까지 예전 수준을 회복하였지만, 이후 성장이 감소하는 추세이며 국제적 위상도 주춤한 상태가 되었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드러난 에너지 안보의 취약성,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 약화 등은 에르도안 대통령으로 하여금 새로운 비전의 필요성을 만들게 하였다.


이런 가운데, 2010년 이후 동지중해 지역과 흑해 지역에서 에너지 자원이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터키의 대외 정책은 보다 공세적이고 일방주의적인 태세로 전환되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결국 터키의 영향력 회복을 위해서는 경제의 회복이 절실하며, 이를 위해서는 과도한 대외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어야 한다는 계산을 하게 되었고, 이러한 구상은 동지중해 지역의 천연 자원 발견과 그 궤를 같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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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터키 주변 천연자원 분포] 2)  

(각주 2.  “Mavi Vatan Doktrini Nedir? Türkiye ve Yunanistan Arasındaki Anlaşmazlık Ne?”, Onedio (2020.8.12.))



이러한 과정 속에서, 에르도안 정부는 2019년 3월 이래 ‘Mavi Vatan(Blue Homeland; 푸른 조국)’이라는 새로운 지정학적 비전을 개발하여 공표하고 있다. 이는 과거 오스만 제국 시절 지중해 전역에 대한 제해권을 가졌을 때를 상징하며, 지중해 전역에 대한 장악을 통해 과거와 같은 역내 경제적/정치적/군사적 영향력을 회복하자는 다소 민족주의적/군사주의적 구상을 의미한다. 이는 최근 재부상하고 있는 러시아를 견제하고, 공세적인 이란을 저지하며, 터키를 고립시키려는 지중해 주변 반터키 연대를 파쇄하자는 실천 목표를 지니고 있다. 3) (각주 3. Eyal Pinko, “Turkey’s Maritime Strategy Ambitions: The Blue Homeland Doctrine (Mavi Vatan)”, International Institute for Migration and Security Research (2020.3.31.))


이러한 구상아래 터키는 해군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제해권 확보에 가장 중요한 항공모함 건설 추진, 무기 수입 의존도 축소를 위해 방산 업계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그 결과, 2015년 이후 터키는 해외 무기의 수입을 48% 수준까지 축소하는데 성공하였고, 터키공화국 수립 100주년인 2023년까지 신규 함정 24척을 건조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4) (각주 4. Caroline D. Rose, “For Turkey, a New Chapter in an Old Rivalry”, Geopolitical Futures (2020.1.9.)) 

결국 동지중해에서의 분쟁은 이러한 지정학적 구상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터키의 주요 외교적/군사적 기조 하에 보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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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오스만 제국 당시 제해권(1683년) (출처: Geopolitical Fu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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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마비 바탄 구상에 따른 터키의 영향권(출처: mavivatan.net)]



III. 결론 및 전망



현재 동지중해 분쟁은 터키-그리스 양국 간의 갈등 차원을 넘어선 분위기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그리스의 동맹이라고 주장하며 개입했고, UAE 역시 터키를 비판 중이기 때문이다. 오직 독일만이 현재 동지중해에서 터키-그리스 간 긴장 완화를 위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 9월 22일 유럽 연합과 터키 간의 3자 협의체를 주도하면서 유럽 연합으로 하여금 보다 협조적인 자세로 터키를 대할 수 있게 유도하려고 노력했다. 터키의 경우에도 독일의 긴장 완화 요구에 부응하여 드릴선의 시추 작업을 중단하며 독일을 존중하는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다만 메르켈 총리 본인도 터키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에 있어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과 이견이 있다고 주장하는 등 유럽연합 내에서의 중재에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현재 프랑스는 터키로 인해 자국의 대시리아, 대리비아 정책이 방해받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는 그리스를 전폭 지원하고 있으며, 주도적으로 유럽연합 내에서 대터키 제재를 주장하는 중이다. 다만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원론적인 입장에서 역내 평화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 중이다. 다만 지난 7월, 터키의 탐사 중단을 촉구하며 크레타 섬 인근에 아이젠하워 항공모함을 파견하는 등 대터키 압박 기조를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UAE 외교장관은 지난 9월 아랍 연맹 장관급 회의에서 터키의 동지중해 활동이 국제법 위반이며, 역내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UAE의 경우 동지중해 문제에 있어 직접적인 이익은 없지만, 프랑스 및 이집트 등에 공조하여 터키의 역내 영향력 약화를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터키 문제 해결에 있어 독일의 중재자 역할 성사 여부는 프랑스에 달려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프랑스가 여전히 유럽연합의 터키에 대한 제재를 강조하고 있지만, 다른 서방 국가들의 지지가 요원한 가운데 제재가 강력하게 추진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우선 지난 12월 초 유럽연합이 제재를 발표했음에도 그 시행을 내년 3월로 미룬 것으로 보아, 최우선순위는 여전히 협상이며 이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이다. 

다만 제재와는 별개로, 역내 터키에 대한 경계와 영향력 확장에 대한 저지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프랑스 주도 하에 동지중해와 중동 지역에서 반터키 연합이 형성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는 이미 이집트, 러시아, UAE를 설득하였고, 이제는 잠재적으로 이스라엘까지 포괄하려고 시도 중이다. 터키와 대립하는 이러한 국가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 패권을 둘러싼 터키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하지만 현재 프랑스는 정치적 레토릭 이외에는 터키에게 제재를 부여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보이며 군사적으로나 힘의 논리로 터키를 굴복시키는 힘들다고 판단된다. 


이문제와 관련하여 터키는 지속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이미 지난 8.26일,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는 현재 동지중해 위기와 관련하여, 해양에서의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대가라도 치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강경한 발언에서도 잘 나타났다고 생각된다. 5) (각주 5. 에르도안 대통령 트위터: Recep Tayyip Erdoğan (@RTErdogan))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역내 국가들의 권리인 천연자원을 무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그리스를 미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적 형태의 제국주의라고 맹비난하였다. 또한 그리스가 1947년 파리강화조약에 의해 비무장화 조치된 Kastellorizo 섬에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지중해와 에게해에서의 불법 해적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9.1일 미국이 남사이프러스에 대한 무기 금수조치를 해제하고 안보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터키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중립을 지키지 않았으며 사이프러스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난하였다. 6) (각주 6. 터키 외교부 트위터: Turkish MFA (@MFATurkey))

더불어, 터키는 동지중해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여하려고 하는 유럽연합은 동 문제에 대한 관할권이 없으며, 터키가 자체 대륙붕에서 에너지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유럽연합이 비판하고 중지를 요구하는 것은 국제법에 위배되는 권한 밖의 행동이라고 주장하였다. 특히, 자국에 대한 제재를 논하는 것은 문제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터키의 결의를 강화시켜 주는 것이라고 언급하였지만, 동시에, 언제든지 이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강조하며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터키가 이러한 ‘지정학적 게임’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현재 터키 내 많은 전문가들도 국제 에너지 가격 및 수요의 하락, 흑해 연안에서의 천연 가스 발견 등을 상기시키면서, 터키와 그리스 양측 모두 현 상황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고 일정 기간 동결하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는바, 현 상황을 무력 충돌까지는 이어가고 싶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터키의 ‘지중해 제해권’ 재탈환 계획은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목표 시기인 2030년에 이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도 여전히 미지수이다. 방산 업계에 많은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가동 범위나 수준을 고려했을 때 2030년대에 접어들어서도 해군의 영향력이 기껏해야 에게해 및 지중해 동남부 이상을 넘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상대국 그리스는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일지 몰라도, 그리스의 동맹 연합 세력인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을 대적하기 어려운 규모에 불과하다. 아울러,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소위 ‘대양 해군’을 보조할 수 있는 시설이나 함정들에 대한 구상은 명확하지 않다고 보인다. 터키가 항공모함의 건조까지는 성공할지 몰라도, 항공모함 전단을 꾸릴 여력은 부족한 게 현실이며, 보급, 급유선 등에 대한 수급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현실이다. 그러나 현재 터키의 경제여건을 고려하면 군비 증강을 추동할 경제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해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문제가 심화되면서, 해군 함정 건조를 위한 국방비 확보가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 역시 회의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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