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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S Focus _ 카탈루냐(Cataluña)의 분리 독립에 대한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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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지중해지역원 조회 5,368 조회 날짜 19-06-0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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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카탈루냐(Cataluña)의 분리 독립에 대한 염원


최홍주: 울산대학교 스페인중남미학과 (hongjoos@ul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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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분리 독립 비공식 주민투표에 사용 된 투표용지와 투표함>


유럽에 부는 분리 독립 바람이 심상치 않다. 지난 9월 스코틀랜드 독립이 부결됨에 따라 서유럽 다수 지역의 분리 독립 행보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는 분위기이다. 스코틀랜드 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주민투표를 강행하겠다고 공언한 스페인 카탈루냐 주지사 아르투르 마스(Artur Mas)의 약속은 지켜졌다. 11월 9일 분리 독립 찬반투표가 실시되었고 그 결과가 나왔다.


카탈루냐주(州)의 분리 독립이 다시 스페인의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은 최근의 경제위기 이후다. 바르셀로나가 주도(州都)인 카탈루냐는 프랑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인구 760만명의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스페인 경제생산의 5분의 1을 담당하고 있는데 1인당 GDP가 약 2만6700유로로 스페인 전체 평균인 약 2만2300유로를 훨씬 웃돈다(Banco de España). 경제 위기에 의한 정부의 긴축재정으로 중앙정부에서 받은 지원금보다 80억에서 160억 유로가 카탈루냐에서 더 빠져나가는 결과가 나오게 되자 불만은 고조되었다(2009년 말 기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카탈루냐주(州)의 GDP를 32억~144억 정도를 감소시키며 1,5%~7,2%의 성장 저하를 유발시킨다고 한다.


이 같은 이유를 들어 마스는 2012년 마리아노 라호이(Mariano Rajoy) 총리에게 지방자치정부의 재정과 관련된 협정을 제안하며 독자적 조세청 신설을 요구하지만 위헌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하게 된다. 그러자 집권당인 중도우파 카탈루냐 통합당(CiU: Convergència i Unió)을 이끄는 마스는 분리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공약으로 걸고 조기총선을 실시한다. 선거는 분리 독립 지지 정당들의 승리로 끝이 났다. 중앙정부의 강경 입장에도 불구하고 마스 주지사는 주민투표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으며 지난 9월 주민투표 시행법을 통과시켰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즉시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청구했고 위헌여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투표는 자동으로 보류되게 되었다. 마스 주지사는 주민투표는 취소하되 11월 투표장은 예정대로 열어 주민의 의견을 듣겠다고 발표했다. 이 ‘비공식’ 주민투표 역시 헌법재판소의 보류 결정이 내려졌지만 카탈루냐는 11월 9일 주민투표를 강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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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탈루냐 분리 독립을 촉구하는 시위에 참여하는 주민들>



2,305,290명이 투표장으로 향했고 80,76%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된 카탈루냐를 원한다고 밝혔다. 법적인 구속력이 전혀 없는 상징적인 의미의 투표 결과 앞에 스페인은 또 한 번 들끓고 있다. 마스 주지사는 이제 공식적인 투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고 중앙정부에 지속적인 대화를 요청했지만 정부는 ‘대화는 불가능하다’는 답으로 입장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끝나지 않을 정치 싸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스페인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스페인 밖에서 카탈루냐 사람들을 만날 때 한국인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때가 가끔 있다. 국적을 묻는 질문에 대다수는 자신이 ‘카탈루냐 출신 또는 사람’이라고 답한다. 스페인 여권을 가지고 여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앞서 최근 분리 독립 움직임이 가속화 된 이유로 경제위기를 언급했다. 하지만 카탈루냐 사람들은 ‘왜 스페인에서 독립하기를 원하는 가’라는 질문에 역사에 기인한 정서적인 이유를 먼저 댄다. 1714년 전쟁에서 패한 카탈루냐는 스페인 국왕 펠리페 5세(Felipe V)에게 바르셀로나를 내어주고 스페인에 병합된다. 그들만의 언어, 문화, 역사를 바탕으로 카탈루냐 정신을 고취시켜 왔고 스페인의 여타 지역과는 다르다는 의식이 지배적이며 자긍심이 아주 강하다. 


스페인의 공식 언어는 네 개다. 스페인 전역에서 사용되는 스페인어(español), 갈리시아어(gallego), 바스크어(euskera), 카탈루냐어(catalán). 네 개의 언어문화권 가운데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곳은 바스크 지역과 카탈루냐 지역이다. 이 지역들의 독립에 대한 움직임은 중세 이후 카스티야(Castilla) 중심의 중앙집권구조에 대한 저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세기 말 두드러지기 시작한 두 지역의 분리 독립 주장은 중앙정부와 지역 민족주의 간의 갈등이 ‘스페인’의 오랜 숙제가 될 것임을 예상하게 했다. 


갈등은 프란시스코 프랑코(Francisco Franco)의 군부독재(1939~1975)하에서 심화된다. 하지만 두 지역의 독립을 향한 행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공산주의와 분리주의에 대한 탄압의 일환으로 바스크 언어 사용이 금지되고 고유의 사상, 문화에 대한 제재가 계속되면서 저항운동이 일게 되어 1958년 독립을 목표로 하는 무장테러단체 ETA(Euskadi Ta Askatasuna:바스크 조국과 자유)가 만들어 지기에 이르렀다. 스페인 국민들에게 ETA의 무장테러 투쟁은 역사의 치욕으로 인식되며 오랫동안 평화적인 해결을 염원해 왔다. 2011년 영구적인 무장해제를 발표한 후 최근 무기와 폭발물을 폐기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로써 약 50년간 테러를 자행하며 800여명을 살해한 바스크 민족주의 분리 독립 단체의 해체가 현실로 다가 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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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크 조국의 날: Aberri Eg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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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인간 탑 쌓기: Castellet> 


광적일 만큼 정체성에 집착하며 과격한 노선을 취한 바스크지역의 분리 독립 움직임과 달리 카탈루냐는 프랑코 독재 하에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자치권을 확보해 오며 민주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택했다. 카탈루냐다운 세련된 모습이다. 이번 주민투표 실시에 대한 여론 조성 및 홍보에도 카탈루냐는 문화 민족주의를 내세웠다. 문화, 스포츠 계 인사들을 대거 동원하여 카탈루냐 정신을 각인시키며 투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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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Camp Nou> 


민족주의에 기대어 수많은 관중을 운집하고 그들을 울고 웃으며 흥분하게 하는 축구야 말로 분리 독립 운동에 적합한 자극 수단일 것이다. 세계적인 명문 구단인 F.C. Barcelona의 모토는 Més que un club(클럽 그 이상)이다. 축구팀 그 이상이라고 믿으며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 유니폼에 기업 광고 대신 유니세프의 로고를 새겨 매년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금으로 내고 있으며 구단의 팬이 가입비를 내면 조합원이 될 수 있는 ‘협동조합’이 바로 F.C. Barcelona이다. 이런 면모 역시 카탈루냐의 문화 정체성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 Camp Nou 구장(球場)이 카탈루냐 민족주의 운동의 장(場)이라는 사실은 축구팬이라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프로축구팀이지만 ‘카탈루냐 국가 대표팀’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번 주민투표 실시 전, 구단을 비롯하여 제라드 피케(Gerard Piqué), 사비 에르난데스(Xavi Hernández)등 몇 몇 선수들은 ‘카탈루냐가 결정 할 권리’ 즉, 주민투표를 지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카탈루냐의 도전 혹은 도발은 끝이 났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번 사태에 대한 스페인 의회의 책임 공방이 생방송으로 전해지고 있다. 라호이 총리에게 ‘정치’로서 투표를 막지 못했다는 야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마스 주지사는 배임, 횡령, 불복종, 사법권 불법 행사 등으로 검찰의 기소를 당한 상태이다. 


카탈루냐의 분리 독립 요구는 ‘민족적’이라기보다 ‘정치적’으로 보인다. 2006년 6월 카탈루냐 지방의 자치권을 확대하는 법안(Estatuto de autonomía de Cataluña)이 통과되어 이미 상당한 자치를 누리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사례를 보며 카탈루냐는 자치권 ‘확대’ 협상을 위한 수단으로서 법적 구속력이 없는 주민투표를 강행한 것일 수도 있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독립 국가의 위상을 얻는 일 역시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실제 독립을 할 경우 경제, 외교, 안보와 관련하여 ‘국가’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명확하지 않고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이미 독립된 카탈루냐는 회원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모든 과정과 결과의 초점은 카탈루냐에 집중되어 있다. 이를 지켜보는 나머지 스페인 국민들 특히, 테러의 잔혹을 겪었던 바스크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진다. 앞으로 카탈루냐가 어떤 행보를 취할지, 모처럼 평화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바스크는 계속해서 대화와 협상으로 독립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할지, 이 난제를 스페인은 어떻게 풀어낼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출처


카탈루냐 분리 독립 주민투표에 사용 된 투표용지와 투표함

http://www.participa2014.cat/

바르셀로나 Camp Nou 구장

http://www.fcbarcelona.es

Aberri Eguna: 바스크 조국의 날

http://ccaa.elpais.com/ccaa/2013/03/28/paisvasco/1364468874_356128.html


경제지표출처


Banco de España http://www.bde.es/bd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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