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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위기와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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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지중해지역원 조회 112 조회 날짜 22-07-1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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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위기와 아프리카



임기대(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HK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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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Emmanuel_Macron_%C3%89cole_Polytechnique_2015-12-15.jpg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5년 임기의 재선에 당선됐다. 하지만 당선 된지 두 달 만에 치러진 총선에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2022년 6월 19일 총선 투표 결과는 마크롱의 범여권이 과반 의석에 실패했음을 알려줬다. 연금과 복지 개혁, 우크라이나 지원 등 마크롱 대통령이 야심차게 내건 정책들도 좌초될 위험에 있다. 프랑스 여당이 의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건 2000년 프랑스 선거 개혁 이후 20여 년 만이다. 반면 야당들은 크게 약진했다.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주도한 좌파 연합 ‘뉘프(NUPESㆍ신생태사회민중연합)’는 135석을 얻으면서 제1야당 자리에 올라섰다. 마린 르펜 대표가 이끄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은 89석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지난 총선에선 8석을 얻는 데 그쳤고 이번 총선에서도 15석 이상 확보해 의회 교섭단체 구성이 목표였던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여당이 의회 장악에 실패하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향후 행보는 순탄치 않을 것이다. 감세, 연금 개혁, 은퇴 연령의 상향 조정 등 야심차게 내건 공약들을 추진하기 위해선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해졌다. 또 유럽연합(EU)의 좌장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 현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려 했지만, 이번 선거 패배로 국내 문제에 시선을 빼앗길 위험이 커졌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사태뿐만 아니라 마그레브(Maghreb) 지역을 포함 한 아프리카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의 프랑스는 왕따 당할 위기에 몰려 있다.

프랑스 입장에서 아프리카는 또 다른 화약고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인 2022년 2월 17일 말리에서 프랑스군을 철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 말리를 장악한 군사 쿠데타 정권은, 프랑스 군대가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할 거라고 분명히 밝혀둔 상태다. 러시아의 용병업체 와그너(Wagner) 용병들이 말리의 수도 바마코에 입성하면서 결국 프랑스와 말리 정권의 결별이 현실화됐다. 프랑스가 손을 떼자, 푸틴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선전하며, 지역민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말리에서 프랑스가 실패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사실상 큰 실수를 저질렀다. 아프리카에서 마크롱이 범한 중요한 실수는 2021년 봄 차드에서 벌어진 일과도 관련이 있다. 차드의 대통령 이드리스 데비가 리비아와의 국경 지대에서 반군 세력 진압 도중 사망하자, 마크롱은 차드 수도 은자메나로 달려가 마하마트 데비를 새 지도자로 임명했다. 마하마트 데비는 이드리스 데비의 양자로, 프랑스는 ‘부자세습’이란 해결책을 장례식 정치를 통해 합법화해주었다. 국회의장에게 권력을 돌아가게 하는 게 정당한 절차였지만, 국회의장은 위험 때문에 임시 정부 대통령을 거부했고, 프랑스는 아들을 대통령으로 인정해준 셈이다. 이 상황을 목격한 차드는 물론 신세대 아프리카 젊은이들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다.

프랑스는 마그레브 국가 알제리와의 협상에서도 실패했다. 2021년 가을, 양국은 15년 만에 가장 심각한 외교적 위기를 겪었다. 2021년 9월 30일 알제리 출신, 프랑스-알제리 이중 국적자, 알제리 청년 등 18명을 엘리제궁에 초청한 회담에서 프랑스 대통령은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특히 1962년 독립 이후의 알제리라는 국가는 프랑스가 없었다면 가능했을까를 넌지시 던졌다. 동시에 현재의 알제리 정치-군사체제를 비판했다. 비자 발급 문제로 양국 관계가 긴박한 상황에서 이 발언들이 나오자 항의가 빗발쳤다. 알제리는 자국 대사를 소환해 사헬에서 바르칸 작전을 수행하는 프랑스 군용기의 알제리 상공 비행을 금지시켰다. 그동안 말리 사태에 있어 어떤 식으로든 협조적이었던 알제리가 비협조적인 자세로 전환한 것이다. 외교부 장관 르 드리앙은, 결국 몇 주 뒤 비밀리에 알제리를 방문해 상황 수습에 나섰다. 

서사하라 문제에서도 프랑스의 존재감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과 스페인이 주목을 받고 모로코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은 모로코와 이스라엘이 수교(2020.12.10.)하는데 일조했고, 스페인 또한 모로코의 서사하라 영유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였다(2022.03.18.). 알제리가 분노하고 있지만, 여전히 프랑스의 존재감은 없는 상황이다.

마그레브 지역과 아프리카에서의 정세 변화 속에서 프랑스는 길을 잃은 듯 하다. 마크롱 대통령의 위기는 프랑스 내에만 있지 않고, ‘텃밭’이라 생각한 아프리카 곳곳에도 존재하고 있다. 무조건 일방적으로 프랑스에 동조하고 굴복하지 않겠다는 아프리카를 프랑스는 새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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