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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창조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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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지중해지역원 조회 6,315 조회 날짜 21-01-1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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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창조 신화



지중해지역원/아랍지역학과 _ 김수정



고대 이집트인들은 자신들을 우주 전체의 일부라 생각했다. 주위에 일어나는 모든 현상들에 대해서 유기적인 관계를 도출하는 것이 그들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가령, 이 현상의 우주적 의지는 무엇인가? 이 현상은 어떤 힘에 의해 일어날까? 등의 생각이 고대 이집트인들에게는 더욱 중요했다. 이런 사변적 사고(Speculative Thought)는 형이상학적 이미지를 신화라는 요소를 통해 구체적인 이미지로서 구현됐다.(Henri 1997:1-9)

‘이집트는 나일강의 선물이다.’는 표현은 BCE 5세기 그리스의 역사학자이자 역사의 아버지로 불리는 헤로도토스(Herodotos, BCE 484~425)가 처음으로 언급한 내용이다. 끊임없이 흐르는 나일강은 고대 이집트인들에게는 축복이었다. 건조한 사막 지대에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주기적으로 발생되는 나일강의 범람은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새 생명을 안겨주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나일강의 범람 이후 물이 빠지면서 생기는 그 촉촉한 언덕에서 식물들의 새싹이 탄생함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 새싹은 농작을 가능하게 하고, 농작을 통한 식량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생명 존속과 연관이 된다고 상상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 생명의 원천에 에너지를 부여하고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은 바로 태양이라 생각했다. 이러한 상상은 생명의 원천, 즉 창조에 관한 상상으로 연결되었다. 이에 따라 이집트 창조 신화에서는 사막의 뜨거운 태양과 나일강의 범람을 일상적으로 경험했던 이집트인들의 세계관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다양한 신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고대 이집트인들은 우주적인 모든 현상에 대해 종교적인 현상으로 생각했고, 나일강은 신의 화신(Embodiment)으로 여길 수밖에 없었다.(Qadri 1996:58)

고대 이집트에 존재하는 모든 신화는 복잡한 전승을 거치며 형성되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왕조 생성 이전부터 고대 이집트에는 약 2,000개의 신이 존재했고, 왕조의 변천에 따라 그 주신의 지위 또한 함께 변모했다. 이에 따라 고대 이집트의 창조 신화는 시대별로, 도시별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델타 지역의 에스나 신화(Esna Myth), 테베 신화(Thebes Myth), 헬리오폴리스 신화,(Heliopolis Myth) 멤피스 신화(Memphite Myth), 헤르모폴리스 신화(Hermopolis Myth) 등이 있다. 그 중 고대 이집트의 대표적인 창조 신화로 손꼽히는 헬리오폴리스 신화에 대해 살펴보자.

‘태양의 도시’라는 의미를 지닌 고대 이집트 헬리오폴리스는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이웨누(Iwenu)’라 불렸고, 성서에서는 온(On)으로 기록되어 있다. 헬리오폴리스는 태양신 라를 우주 창조의 신으로 여기는 하 이집트의 종교도시이다. 헬리오폴리스 창조신화는 고왕국인 제6왕조의 파라오 메르네라(Mrenera)와 우세르카라(Userkara)피라미드 내부 벽화의 『피라미드 텍스트』(Phyramid Text)에 기록되어있다. 헬리오폴리스 창조신화는 이집트 신화를 대표하는 신화로 고대 이집트의 다른 도시의 창조신화 속에서도 헬리오폴리스의 신들의 내용이 변형되거나 흡수되어 나타난다(멤피스 신화에서도 헬리오폴리스 9주신의 내용이 등장한다). 헬리오폴리스 신화의 등장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상기의 사실을 비추어볼 때 헬리오폴리스 창조신화는 왕조 건설 이전부터 이미 고대 이집트에 존재했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누가 자신의 입속에 거대한 물을 흘려보내 내세를 관통하고 계곡을 분리시켜 거대한 강을 만들었다고 믿었다. 태양도 그곳에서 떠오르는 것으로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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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는 공기도, 땅도, 바다도 존재하지 않았고, 어둠속에 모든 물질이 생겨나는 원시 상태의 무한한 물이 존재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어둡고 혼란스러우며 위도 아래도 없고, 방향도 없는 깊은 폭포수 같은 물로 묘사했는데, 이 상태를 바로 ‘눈(Nun)’이라는 신으로 불렀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측정할 수 없을 만큼 깊고, 많은 양의 물을 모든 생명의 근원으로 생각했다. 이러한 폭포수 같은 어둠의 물로부터 자기 자신 스스로 나와 천지를 창조한 신이 바로‘아툼(Atum)’이다. (서규석 1999:29)

아툼이 어둠의 물 위로 솟아오르고 그의 빛이 ‘원시의 언덕’에 뿌려졌다. 이 원시의 언덕은 ‘벤벤(Benben)’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태양이 처음 떠오르는 장소’로 묘사되고 있다. 이는 나일강의 범람 이후 나일강 주위에 여러 개의 언덕이 생성되는 것을 상상해보면, 고대 이집트인의 일상적인 삶이 집약되어 신화의 형태로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창조의 신 아툼은 태초의 무형으로부터 본인 스스로 신들을 탄생시킨다. 아툼은 자위를 통해 그 다음 신인 대기, 공기의 신 슈(Shu)와 습기의 여신 테프누트(Tefnut)를 탄생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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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아툼은 스스로 자위와 재치기, 침을 통해 태초의 무형에 대기의 신 슈와 습기의 여신 테프누트를 탄생시켜 대기와 습기를 채웠으며, 슈와 테프누트는 대지의 신 게브(Geb)와 지평선을 가진 하늘의 여신 누트(Nut)를 탄생 시켰다. 게브와 누트는 죽음과 부활의 신 오시리스(Osiris), 사랑과 여성의 신 이시스(Isis), 악의 신 세트(Seth), 성의 여주인인 네프티스(Nepthys)를 탄생시킨다.

아툼으로부터 시작하여 슈-테프누트, 게브-누트까지의 탄생은 대기, 습기, 대지, 하늘을 탄생시키는 우주 창조의 기원을 설명하는 우주 창조적 신화의 성격을 띠는 반면, 오시리스, 이시스, 호루스, 세프, 네프티스는 천상에서 지상으로 초점이 바뀌어 인간계로 영역으로 넘어 온 권력 창조적 신화의 속성을 나타낸다. 이렇듯 헬리오폴리스의 9명의 신을 헬리오폴리스 9주신(Ennead)라고 부른다.



<참고문헌>


김수정. 2021.『이집트 신화와 성경의 상호 관련성 연구』.부산외국어대학교.

서규석(편). 2003.『이집트 사자의 서』, 문학동네.

Henri Frankfort, H. A. Frankfort, John A. Wilson, Thorkild Jacobsen, William A. Irwin(1997). The Intellectual Adventure of Ancient Man: AnEssay of Speculative Thought in the Ancient Near East .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Qadrī Aḥmad(1996). Ad-Diyānah Al-Miṣriyyah Al-Qadīmah. Dār Ash-shurūq. Al-Qāhirah.

http://www.egyptianmyths.net/nun.htm

https://mythology.net/egyptian/egyptian-gods/a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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