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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S City _ 요리 이스라엘 조리 필라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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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지중해지역원 조회 1,041 조회 날짜 23-07-0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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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이스라엘 조리 필라스틴



지중해지역원 김수정



한국에서 중동 국가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 여지없이 흰 구름들 사이로 황금빛 사막이 펼쳐진다. 사막의 색은 흔히 노란색을 생각하기 쉽지만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똑같은 색깔을 지닌 사막은 없을 것이다. 그 근거가 무엇이냐 물으면 -과학적으로는 잘 모르지만- 그 사막이 품고 있는 역사와 문화, 전통, 민족은 각자 그 사연을 품고 고요하면서도 생동감 있게 살아 숨쉬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필자는 우리나라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사막지역에 매료되어 많은 중동 국가의 사막 지역을 여행해보았는데, 그 중의 묘미를 꼽으라 한다면 주저 없이 ‘레반트(흔히 레바논-시리아-요르단을 아우르는 지역을 일컬음)’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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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세계 최초의 도시로 전해지는 제리코(흔히 성경에서 ‘여리고’라고 불리는 도시, 아랍어로 Ariha)부터 너무나도 유명한 예루살렘, 베들레헴 등이 있는 이 지역. 이 작고 좁은 지역에서 펼쳐지는 아름답고 농축된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풀어보고자 한다. 필자는 비록 종교가 없지만 이번 기회를 빌어 많은 종교인들이 그저 부러워할만한 “예루살렘-갈릴리호수(타이베리아)-골란고원-나자렛” 여행기를 가져왔다. 다만, 이 여행기는 단순히 즐겁고 설레는 여행 장려의 기능만을 발휘하는 것보다는 안전 및 보안 문제에 항상 신경을 쓰며 여행했다는 점을 항시 감안하며 읽어 내려가야 한다. 안전 및 보안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하지 못하였지만 항상 안전에 만전을 기하였다는 점을 알아 두셨으면 한다. 안전 없는 여행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예루살렘(아랍어로 Al-Quds)은 먼 옛날부터 아주 신성한 도시로 여겨진다. 덕분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아왔고 많은 왕래가 있어왔다. 그런데 필자가 여기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것은 건물도 유적지도 음식도 역사도 아닌 바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흔히들 미국을 인종의 비빔밥 나라라고 하는데 필자는 이곳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세 종교와 다양한 인종이 각자의 신념을 지키며 소신 있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우리가 흔히 뉴스에서 접하던 소식들이 무색할 정도이다. 미국이 산채비빔밥이라면 이곳은 땡초를 썰어 넣은 짜파구리라고 해야 할까? 맛은 있지만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매운 맛이 있기도 하는, 그러면서도 계속 생각나는 그런 도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기독교(천주교 포함)와 불교, 무교의 세 무리를 볼 수 있다면 이곳에서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의 세계 3대 유일신종교의 무리를 볼 수 있는데 이 조화로움이 주는 다채로움은 매우 이국적인 맛이 난다. 필자는 예루살렘을 본격적으로 돌아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이 맛을 모른다면, 그저 예루살렘을 올드시티의 알앆사 사원이라고 번뜩 떠올린다면 진정한 예루살렘을 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곳 사람들이 풍기는 오묘하면서도 재밌는 분위기를 먼저 떠올렸을 때, 그 때가 예루살렘의 진정한 맛을 깨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더욱 너무나도 유명한 알앆사 사원을 한 번 더 소개하기 보다는 이러한 점을 더 부각하여 소개해 드리고 싶었다. 그래야 더 예루살렘 같았다.


그리고 여기에 더 이상 취하지 말고 다른 곳에 서둘러 발길을 옮겨야 한다. 이 땅의 흥미거리는 무궁무진하니까. 흔히들 아랍 국가라고 하면 모래사막에 땡볕, 단봉낙타를 탄 기름부자 정도를 생각하지만 웬걸, 이 일대 지역은 겨울에 눈도 내린다. 이곳은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를 띄는 곳으로 여름에 고온건조, 겨울에 저온다습하다. 하지만 실제 거주하는 곳은 여름에만 특화되어 있어서 겨울에는 난방시설이 없다면 견디기 힘들다.(실내가 바깥보다 더 추운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암만 생각해도 눈과는 매칭이 되지 않는다. 그런 의구심을 갖고 차를 타고 서둘러 북쪽으로 향해보았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도시 제리코를 옆에 두고 갈릴리 호수를 향해 안전한 도로로 운행하다 보면 수키로마다 펼쳐지는 자연경관에 ‘우와~’하는 탄성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다. 꼬불꼬불 국도를 달리다 보면 나타나는 기암괴석(산 같지만 산 같지도 않은)들, 인공적인 것 같지만 돌로 된 경계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재배되고 있는 올리브나무들, 평화로운 양과 소들, 산이 보이지 않는 평평한 광야, 어느 순간 짠 하고 나타나는 광활한 경치 등 놀랍기만한 자연 경관은 드라이브만으로 이 땅을 즐기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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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타이베리아 근처에 가면 갈릴리호수가 바다처럼 일렁인다. 호수 초입에 들어가는 입구는 진출입 차량이 많아 교통체증을 당연히 예상하고 가야 한다. 어렵게 주차하고 내려서 큰 호수를 바라보았다. 예수가 물 위를 걸었다고 전해지는 이곳은 지도에서 찾으면 ‘Lake’가 아닌 ‘Sea’라고 표기된다. 정말 바다를 조그마하게 축소시켜 놓은 것과 같다. 파도가 일렁이고 작게 작게 해변가가 있어 서핑과 수영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사해처럼 염도가 높아서 예수가 걸을 수 있었던 것인가?’ 라고 생각하며 손으로 물맛을 보았더니 맹물 맛이 났다. 염도 때문은 아닌 것으로 깨닫고 손을 말리며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다 근처 식당에 끼니를 때우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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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음식은 아주 맛있기로 유명하다. 바로 위가 레바논이기도 한 이 지역들은 확실히 예루살렘 지역보다는 음식 맛이 월등히 뛰어났는데, 특히 홈무스(병아리콩으로 만든 일종의 소스)가 별미였다. 김치를 먹을 때에도 맛있는 김치는 그 풍미와 깊이부터 다르듯이 그 식당의 홈무스는 정말 진하고 착착 감기는 맛이 났다. 늘 먹는 중동 음식 메뉴들이라 별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곳의 중동 음식들은 내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맛을 안다고, 점점 더 중동에 대한 애정이 샘솟으며 훌륭한 한끼를 먹었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음 날 골란 고원으로 향했다.


골란 고원에 올라가서 보는 풍경은 정말 예술이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사막 지대의 자연은 매번 내 예상을 깨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전망대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풍경은 물론, 진입하기까지의 드라이브 코스 또한 완벽하다. 그 언젠간 꼭 가보고 싶은 다마스커스와 테헤란이 표시된 이정표에 새겨진 키로수를 보면 가깝지만 쉽사리 갈 수 없어 멀다고만 느껴져 더욱 신기하고 더더욱 가고 싶단 마음이 들게 한다. 몇몇 전망대를 올랐다 내려와서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헤르몬 산이라는 곳에 위치한 공원이 있는데, 이 곳의 산책로는 걷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필자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곳은 별도의 입장료를 지불한 후 정해진 코스를 따라 이동하면 된다. 필자의 목적은 그곳에 위치한 폭포를 보는 것이었다. 경사도 심하지 않고 무난하게 45분 정도의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왕복 90분 정도) 종착지에 시원한 물줄기를 내리꽂는 폭포가 나온다. 이 폭포의 이름은 바니아스 폭포, 한참 폭포를 감상하며 더위를 날리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나면 돌아오는 발길이 가벼워진다. 떠나기 전 도시락으로 싸온 중동식 샌드위치를 하나 먹으며 허기를 채우고 다음 장소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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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소로 들린 곳은 예수가 자란 도시라는 나자렛이다. 나자렛은 규모가 큰 도시로, 언덕이 많고 차량도 많았다. 신기한 것은 이곳 지형이 부산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잘 정비된 곳을 달리다 보면 해운대의 달맞이길을 연상시키고 구시가지를 지나다 보면 초량 이바구길 또는 감천문화마을을 지나는 느낌이 든다. 이곳의 운전자들 또한 부산과 흡사하여 향수를 일으켰다. 여기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수태고지(마리아에게 천사 가브리엘이 예수의 어머니가 될 것을 계시한 일)가 일어났다고 추정되는 ‘성모 영보 성당(Church of Annunciation)’이었다. 성모 영보 성당은 비교적 최근에 지어져 그 건축 양식와 분위기가 아주 현대적이다. 깔끔하고 정교하며 편안함을 주는 곳이다. 여기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코 전 세계의 국가를 테마로 한 성모의 모자이크이다. 긴 설명이 필요 없다. 아래의 사진들을 감상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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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자렛까지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생각해보았다. 금요일엔 합동 예배 아잔이 울리고 토요일엔 안식일을 가지며 일요일에는 교회 종소리가 울리는 이 곳. 라마단 단식 기간 중 부활절 행사를 하여도 서로를 존중하며 기념해주는 이 곳. 아랍어와 히브리어와 영어가 동시에 쓰이는 이 곳. 그런데 자연 경관은 이 모든 걸 아우르듯 너무 아름다운 이 곳. 정말이지 이 곳은 도대체 뭐하는 땅일까. 이 좁은 땅에 수개월을 살아봤지만 아직까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간 배웠던 지식이 현실로 눈 앞에 나타나 구현되는 순간, 또 다른 새로움과 경험을 배워 나간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어려움에 처한 서로를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감동하고 있으면 어느새 한 손엔 소주잔 만한 종이컵에 에스프레소 한 잔이 들려 있어 순식간에 친구가 될 수 있는 이 곳. 이곳이야 말로 “아흘란 와 싸흘란(아랍어로 환영합니다(가족처럼 편하게 있어라))”이란 말이 정말 어울리는 곳이다. 부디 신의 땅 답게 앞으로는 이곳에 아름다움만 가득히 퍼져 나가 향긋하기 만을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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