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지중해학' 전공 양성 과정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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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대가 그동안 개별 지역 단위로 연구돼 오던 지중해 지역 연구를 '지중해학'으로 묶은 데 이어 국내 최초로 '지중해학' 전공 과정을 개설했다. 사진은 지중해 하면 떠오르는 파란 바다와 새하얀 집. 지중해지역원 제공

국내 최초로 '지중해학' 전공자를 양성하는 과정이 부산외대에 개설됐다. 국내 최초 지중해학 연구소 개설에 이어 국내 유일 학부 전공까지 신설해 지중해학의 저변을 확대한 것이다.

윤용수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장은 "지중해 지역은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이 공존하면서 오랫동안 충돌 혹은 교류하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왔다"면서 "하지만 그동안 이들 지역은 스페인, 이탈리아, 아랍 등 개별단위로 나눠 연구돼 온 바람에 이들 지역 상호 간의 소통과 교류를 객관화해 연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중해지역원은 지역 이기주의와 학문적 편견을 최대한 배제한, 지중해 지역을 둘러싼 정치적, 문화적 상호관계에 대해 배우는 '지중해 연계 전공'을 개설하게 됐다.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첫 개설 커리큘럼 47명 참가

'영화로 보는 지중해' 과목
수강생 많아 반 2개로 늘려
"갈등 첨예 지역 주목해야"


전공은 학생들이 복수전공으로 택하는 형태이며 졸업 전까지 36학점을 이수하면 지중해학 전공 학위를 받게 된다. 지난해 시범 실시 이후 이번 학기 첫 커리큘럼이 짜인 이 전공에는 현재 47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3년간 '지중해와 종교', '지중해 통상 현지 인턴십', 'IT 지중해 수익 모델' 등의 수업을 통해 지중해 지역의 현재 상황에 대한 올바른 접근법을 배우고 실제 지중해 지역과의 통상 등 활용법을 배우게 된다. 수업은 각각 아랍, 그리스, 프랑스, 스페인 등 각 지역을 전공한 지중해지역원 교수들이 맡을 예정이다.

지중해 지역을 둘러싼 정치·문화적 상호관계를 살피는 연구소 또한 국내에선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이 유일하다.

지역원은 또 지중해 문화에 대한 장벽을 낮추기 위해 이번 학기 '영화로 보는 지중해 문화'라는 교양과목을 신설, 수강자가 많아 반을 2개로 늘리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교수들이 몰타대 지중해연구소에서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한 모습. 지중해지역원 제공
수업을 맡은 박은지 부산외대 HK연구교수는 "지중해 지역은 뤼미에르 형제에 의한 영화의 발상지이면서 유럽영화와 아시아영화, 아프리카 영화로 둘러싸인 영화 문명의 호수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이 지역의 영화를 함께 가르치는 수업은 없었다"면서 "지중해 지역은 국제 정세에 있어 가장 첨예한 갈등 지역인 만큼 주목해야 할 영화가 많다"고 소개했다. 박 교수는 지중해 문화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소개된 영화를 꼭 한번 볼 것을 권하기도 했다.

박 교수가 수업에서 활용하고 있는 영화는 이탈리아 영화 '지중해', 스페인 영화 '비우티풀', 이란 영화 '칠판'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등이며 아랍혁명과 레바논 전쟁을 다룬 애니메이션 '페르세폴리스' '바시르와 왈츠를' 등도 있다. 이 중 영화 '칠판'은 분쟁 지역에 사는 아이들이 커다란 칠판을 들고 다니며 공습 시에는 총알막이 방패로 이용하고 평상시에는 공부를 할 때 사용한다는 쿠르드족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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